국내 최초의 노동문학관이 오는 7월 25일 충남 홍성군 광천읍 월림리 162-2에서 문을 연다. 오는 25일 개관식과 함께 개관기념 특별전시회가 오는 9월 25일까지 2개월 동안 펼쳐질 예정이다.
개관 기념전시 전시작은 일제 강점기 카프 초대 서기장 윤기정을 비롯해 송영, 이기영, 임화 등의 카프문학작품 과, 이후 전태일, 백기완, 신경림, 박노해, 백무산, 김해화, 정세훈, 김신용, 김기홍, 서정홍, 안재성, 이인휘, 유용주, 임성용, 조기조, 맹문재 등 문인 20명의 노동문학작품 가운데 일부 문장과 시어를 김병주, 배인석 화가가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번에 문을 여는 노동문학관엔 임화, 권환, 박영희, 송영, 윤기정 등 일제 강점기 카프문학의 대표주자를 비롯,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의 출간된 노동문학 관련 개인 작품집, 그리고 잡지 등이 전시된다. 노동문학은 노동자들의 삶과 현실에 초점을 둔 문학이다. 일제 강점기 1920∼1930년대에 카프로 대두되었다가 남북분단으로 잠시 끊어졌다.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 단계로 접어든 1970년대부터 다시 활발해졌다. 1970년대에는 유신 시절 민주화운동과 민중운동에 투신한 지식인들이 주로 활동했다. 전태일 열사 분신이후 박노해, 백무산, 김해화, 정세훈, 김신용, 서정홍, 안재성 등 노동현장 시인들과 작가들이 뛰어들면서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 자본주의의 각종 병폐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특히 구로공단과 가리봉동, 인천 부평공단, 울산공단 등은 1970~1980년대 산업화 시대의 상징, 노동 운동지의 중심으로 통한다.
노동문학관 건축은 현재 내부 마무리 공사와 외부 마당 콘크리트작업과 잔디 작업 등이 남은 상태다. 이달 25일 개관식에 앞서 11일까지 남은 공사를 모두 마무리하고 이후 24일까지 전시장 자료 전시작업 등을 완벽하게 마칠 계획이다.
건립위원장 한국작가회의 소속 정세훈 시인은 “일제 강점시기 카프와 전태일 열사 분신이후의 노동문학 관련 소중한 자료들이 손실되고 있다”며 “그 자료들을 모아서 잘 보관해야겠다. 더 나아가 노동문학을 조명, 노동문학이 향후 유구토록 우리 한국사회의 올바른 길잡이가 되고 후대들에게 참된 노동과 노동문학의 가치를 심어주고자 노동문학관을 건립했다”고 노동문학관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정시인은 노동문학관 건립을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줄여 기금을 내놨으며 지인들과 동료 문인 등이 다양한 지원에 나섰다. 원로 문인 구중서 평론가, 민 영 시인, 신경림 시인, 염무웅 평론가, 현기영 소설가 등이 상임고문으로, 맹문재 시인, 박일환 시인, 배인석 화가, 서정홍 시인, 임성용 시인, 조기조 시인, 조성웅 시인 등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건립위원장 정세훈 시인은 충남 홍성군 장곡면 월계리 출신으로 1989년 ‘노동해방문학’과 1990년 ‘창작과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집 ‘손 하나로 아름다운 당신’, ‘맑은 하늘을 보면’, ‘부평4공단 여공’, ‘몸의 중심’ 등과 시화집 ‘우리가 이 세상 꽃이 되어도’, 동시집 ‘공단마을 아이들’ 산문집 ‘파지에 시를 쓰다’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인천작가회의 회장, 故박영근시인시비건립위원회 위원장, 리얼리스트100 상임위원(대표), 한국작가회의 이사, 제주4.3제70주년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 한국민예총 이사장 대행, 소년희망센터건립추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제32회 기독교문화대상을 수상했다.
현재 인천작가회의 자문위원, 인천민주화운동기념회관 건립공동추진위원장, 인천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 박영근시인기념사업회 운영위원, 위기청소년의좋은친구어게인 이사, 소년희망센터 운영위원, 인천민예총 이사장, 황해평화포럼 평화인문분과위원, 인천시 문화예술진흥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번 노동문학관 개관 기념 행사는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해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전시장의 철저한 소독과 발열체크, 방명록 기재, 거리두기, 마스크착용 등을 지켜 최대한 안전하게 진행될 예정이다.